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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단체장 ‘출판기념회’ 굳이 해야 하나 ?8일 민형배 출판기념회를 통해 본 명암...알찬 ‘성공’ 속 ‘역기능’ 상존

[톡톡뉴스=박병모 기자] 무릇 세상사 모든 건 명암이 있다. 빛과 그림자처럼 밝음과 어둠이 있듯이 말이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이 연단에서 자신이 쓴 '광주의 권력'이라는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큰 선거든 작은 선거든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러시를 이룰 것 같다.

출판기념회는 법적으로 보장된다. 선거에 처음 나온 입지자로서는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출판기념회를 해야 한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짜임새 있고 알차게 하면 할수록 더욱 좋다.

하지만 좀 거북스럽고 눈살 찌푸리게 하는 출판기념회도 더러 있다.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이 더 많다는 점에서다.
현직단체장을 두고 한 말이다. 
무엇이 모자라 출판기념회를 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8일 김대중컨벤션센타에서 ‘광주의 권력’이라는 제목으로 민형배 광산구청장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 출판기념회장 뒤쪽에 나붙은 현수막

그의 약력이 말해주듯 전남일보 기자 ‧ 전남대 연구교수 ‧ 청와대 비서관 출신답게 ‘광주의 권력’이 바로 ‘시민 권력’이라고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때는 공감하는 바가 컸다.

구청장에서 광주시장으로 출마한 배경과 광주정신, 그리고 방향을 제시할 때는 많은 준비와 연구를 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대선에 출마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광 좀 팔겠다”고 했지만 촛불집회에서 처럼 사이다 같은 발언 없이 민 청장을 한껏 치켜세우며 소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민 청장 자신이 연단에 올라 현재 광주시정의 현주소를 알리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할 때는 그가 꿈꾸는 광주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의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광주는 “민주화성지에서 민주주의 정원으로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그리고 그 정원에 작은 풀과 울창한 나무, 크고 작은 생명체들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의와 능력을 가꿀 수 있는 정원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현재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광주시정을 이끌어 갈 정원사로 자신을 꼽았다. 
물론 우회적으로 던진 말이었지만 윤장현 광주시장이 영상을 통해 축하메시지를 보내는 장면과 오버랩 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민 청장으로서는 자신의 시정철학과 비전을 제시하는데 일단 성공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게 있다면 ‘어줍잖은 세 과시’를 했다는 대목이다. 
내년 광주시장 선거과정에서 잠재적 경쟁자로서, 최근 ‘무등산 포럼 창립대회’를 개최한 강기정 전 의원과 비교해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참석자 규모나 초청 대상자 그리고 영상 축하 메시지 등을 감안해 무게를 달더라도 일단 조직 동원이나 인맥과시 측면에서는 강 전 의원이 한수 위라 할 수 있다.

▲행사 당일 행사장 입구에서 판매해 완판된 책
 
 

실제로 일부 참석자들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비닐봉투에 담긴 책을 덜렁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다 보니 800여석이 약간 넘게 마련된 행사장 좌석이 군데군데 비는 바람에 꽉 찬 맛이 없었다.

실제로 출판기념회장 입구에서 만난 모 교수에게 “행사가 시작되지 않았는데 먼저 갈려고 하느냐”고 여쭈었더니 “민 청장 얼굴 봤으면 됐지 뭐...”라고 답한다. “눈도장 찍으러 왔네요” 농담을 했더니, “그게 아니고 선약이 있어 먼저 가야겠다”고 덧붙인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명색이 살아있는 권력이라 할 수 있는 ‘현직 단체장이 출판기념회를 굳이 해야 하느냐’에 의문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초건, 광역이건 현직 단체장의 힘은 막강하기 이를 데 없다. 
우선 공무원의 목줄인 인사권을 쥐고 있다. 산하 기관이나 단체장을 자기 사람으로 채울 수 있기에 지난 4년여 동안 암묵적으로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재선이건 3선이건 구청장에서 시장으로 출마하던 간에 자신의 재선을 위해 필요한 사람과 단체에게는 재량껏 보조금 같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한 손에는 조직을, 다른 손에는 예산을 쥐고 있는 이른바,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최대한 활용하고 해왔던 터이다.

그것도 모자라 합법을 가장한 공무원 줄 세우기와 세 과시, 정치자금 모집, 선거 캠프 조직 점검과 다지기를 위해 ‘출판기념회’를 한다면 산하 공무원들은 현직 단체장에게 ‘보장성 보험’ 들 수밖에 없다.

당선여부가 어찌될 줄 모르는 판에 눈도장을 찍지 않아 나중에 낭패를 보는 수가 있기에 그렇다. ‘선거 과정에서 잘못 보이거나 찍힌 공무원은 단체장 마음속에 두고두고 남는다’는 말에 익숙한 게 공무원의 생리다.

따라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책을 몇 권 살까, 봉투에 얼마를 담는 게 적정한지를 놓고 공무원들이 고민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런 기우는 비단 민 청장 뿐만 아니라 내년 초에 열 예정인 윤장현 광주시장의 출판기념회를 놓고 공무원을 포함한 뜻있는 시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 논쟁이 되고 있다.

‘광주권력’=‘시민권력’을 말로하기 보다는 현직 단체장이 앞장서 공무원들과 일부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출판기념회 쯤은 하지 않는 게 좋을 성 싶다.

굳이 깨끗함과 청렴성을 보이려면 출판기념회에서 들어온 수입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 출마예상자들이 도덕적 측면에서 ‘광주시장 깜냥’으로 적합하다는 데서다.

현실을 담보하지 않는 순진한 생각이라는 걸 알면서 굳이 해보는 것은 따스하고 훈훈한 아랫목이 그리운 겨울철이기 때문이다.

박병모 기자  newstokto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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