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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美 세일러 교수, 노벨상 받다‘넛지’·‘승자의 저주’ 저자"...“글로벌 금융위기 원인 인간의 과잉 확신 때문"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행동경제학의 대가인 리처드 H 세일러(71·사진)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선정됐다.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리처드 세일러교수와 그의 저서 '넛지'

베스트셀러 ‘넛지(nudge)’와 ‘승자의 저주(The Winner’s Curse)’의 저자로 우리에겐 보다 친숙한 독일계 미국 태생의 경제학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수상 이유로 “ 세일러 교수는 개인의 의사결정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과 심리학적 분석을 연결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세일러 교수는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합리적 인간’이 아니라 제한된 상황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선택을 해야 하는 ‘현실 속’ 인간을 전제로 연구했다.

심성 회계라는 이론을 개발한 것도 그래서다.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각자 재정적 결정을 내리는지 설명했다. 또 손실을 기피하는 태도를 통해 사람들이 소유하지 않을 때보다 소유하고 있을 때 같은 물건을 더 아낀다는 소유 효과도 주장했다.

사람들이 새해 결심이나 노년을 위한 저축에 실패하는 중요한 이유를 인간이 단기적인 유혹에 굴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결과다. 말하자면 그는 경제학과 심리학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 셈이다.

특히 인간의 제한된 인지 능력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행동금융 분야의 개척자로 꼽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행동경제학으로 해석했다. 비이성적인 인간의 과잉 확신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세일러 교수는 자신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현상을 과잉 확신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도 금융회사 임직원이나 일반인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등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나는 괜찮을 것’ ‘나만 재미를 보고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과잉 확신에서 비롯됐다고 이해했다.

경제학계에선 세일러 교수가 넛지를 활용한 방법론으로 빚더미에 앉은 미국 상황을 제대로 분석했다고 호평했다.

‘넛지’의 개념은 ‘팔꿈치로 슬쩍 옆구리 찌르기’라는 뜻이다. 예컨대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파리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놓은 것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새나가는 소변량을 80%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라는 경고의 말이나, 심지어 파리를 겨냥하라는 부탁 등 어떠한 금지나 인센티브 없이도 인간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일러 교수는 넛지를 ‘타인의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 정책에 반영된 넛지의 한 예로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의 탄소배출량 공개를 들었다. 탄소배출량을 발표하면 기업들이 자신들의 비효율적 에너지 소비에 대해 알게 되고, 이런 부담은 기업들의 녹색 산업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일러 교수가 쓴 다른 저서로 ‘승자의 저주’는 유명하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는 ‘승자 독식(winner takes all)’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승자의 저주는 한 기업이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무리한 금액을 지불한 탓에 인수 후 뒷감당이 안 돼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것이 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비합리적이며 비이성적인 측면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처음에는 비주류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주류 경제학의 허점을 보완하며 경제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이론을 전개할 때 주어진 정보를 언제나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이콘(econ·경제적 인간)’을 가정하는 신고전파로 대표되는 주류 경제학과 대조를 이룬다.

세일러 교수는 1980년 논문 ‘소비자 선택의 실증이론’을 발표해 넛지 이론의 토대를 닦았다. 대표적인 행동경제학자이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 논문을 행동경제학의 시초라고 극찬했다.

박병모 기자  newstokto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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