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공연·전시 Today's 핫뉴스
2018광주비엔날레가 걱정스러운 이유 몇 가지①대표이사가 사실상 총감독까지 한다는 것 ②정관 규정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도 ③다수 큐레이터 도입은 자칫 ‘부스전’ 전락
   
▲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11일 광주비엔날레 제문헌에서 '제12회 광주비엔날레 기본 구상안'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2018 광주비엔날레가 좀 걱정스럽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행사를 두고 1년 전부터 걱정스럽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년 광주비엔날레는 총괄큐레이터와 10여명 이상 되는 다수의 큐레이터 체제로 운영된다. 또 비엔날레 주제어는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이다. 이분법적인 갈등을 넘어 민주 인권 평화의 정신이 함축된 공간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11일 광주비엔날레 제문헌에서 '제12회 광주비엔날레 기본 구상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첫 번째 걱정은 이렇다. 김선정 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총괄큐레이터를 겸임한다는 사실이다.

내년 비엔날레는 예전처럼 총감독을 선임할 시간이 부족해 대표이사가 전시 책임까지 맡기로 했다. 6개월여 대표이사의 공백에 이어 신임 대표이사는 이제 취임한 지 두 달도 안되어 총감독 선임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해명이다.

예술감독 물색은 과거 정책실이나 전시부에서 맡아 했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없었더라도 이 일은 했어야 옳다. 누군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더욱이 대표이사는 취임 두 달도 안된 상태에서 내부 업무파악도 제대로 못했을 텐데 내년 비엔날레 총괄큐레이터를 맡는다면 업무의 과중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김선정 대표이사 스스로도 ‘과중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대표이사로서의 업무영역이 있고 대외적으로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총괄큐레이터가 되어 10여명이 넘는 큐레이터를 응대해야 하는 문제와 총괄 관리와 지원까지 한다면 분명 부하가 있기 마련이다.

최규철 광주비엔날레 이사(광주예총 회장)는 “경영자는 경영, 감독은 전시 책임 부분에 있어 역할이 있는 것이다”면서 “시간이 없어 예술감독 선임에 어려움이 있다는 변명보다는 바쁠수록 전문영역의 사람이 나눠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걱정이다. 규정상 옳은 가이다. 광주비엔날레측은 정관 제9조2항의 “대표이사는 재단을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하며, 경영에 관하여 책임을 진다”는 규정을 들어 ‘업무의 총괄’이 전시업무의 감독이나 큐레이터를 할 수 있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규정이 그렇다손 치더라도 모양새는 별로 좋지 않다. 구태여 그렇게까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을 맡아서 할 필요가 있을까. 비엔날레측은 감독 선임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고 예술소위원회가 먼저 제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를 사의했으나 예술소위가 ‘감독 선임의 시간부족’을 이유로 들어 결국 수락했다는 것이다.

조진호 광주비엔날레 이사(광주시립미술관 관장)는 “감독 선정에 따른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와 예술소위원회 위원 중 한 분이 김 대표가 기획전문가이니 총괄큐레이터를 맡아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해 그렇게 진행됐다”면서 “그러나 대표이사가 총괄전시까지 맡게 되면 정관에 아무리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정서상 양손에 떡을 다 쥐고 있는 모습이어서 좋지 않다”고 했다는 것이다.

조 이사는 “이사회에서 총괄큐레이터라는 말을 쓰지 말고 김 대표가 다수의 큐레이터에 대해 전시방향과 재정집행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도록 하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광주비엔날레의 발표는 김 대표가 총괄큐레이터라는 공식직함을 사용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세 번째 걱정이다. 주제에 맞는 동시대적 전시가 아니라 부스전으로 전락할 우려이다. 김 대표의 구상대로 내년 비엔날레 전시는 7~8개의 전시공간에 각각 1~3명 정도의 큐레이터가 맡는다고 한다면 최소 10여명 이상 되는 큐레이터가 각각의 전시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2012년 자신이 공동감독으로 참여했던 ‘라운드테이블’이 감독들간에 전시기획의 합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던 사례를 들어 공동큐레이터가 아닌 다수의 큐레이터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나상옥 광주비엔날레 이사(광주미협 회장)는 “과거 감독에게 전시의 모든 것을 맡겨놓고 재단은 쳐다만 봤더니 우리가 원하는 것과 동떨어진 사례가 있었다”면서 “이번은 감독선임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다수 큐레이터를 도입키로 했으니 기획 경험이 있는 대표가 총괄큐레이터를 맡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일몰제와 전시예산 확보 등 경영의 영역과 다수 큐레이터 및 전시의 영역이 이질적으로 다른 데 운영의 묘미를 살리기에는 너무 벅차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어 예술소위가 투표 끝에 4대 3으로 총괄큐레이터를 맡기도록 했다는 것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이는 말이 좋아 다수의 큐레이터이지 사실상 부스전을 하는 것이나 진 배 없다”면서 “시간이 없다라고 말하기보다 그럴수록 좋은 감독을 빨리 선임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고 지적했다.

네 번째는 조금은 걱정된다. 전시공간에 있어 광주의 역사성과 장소성에 주목해 이전의 단일감독 체제 대신에 다수 큐레이터와의 협업으로 개최지 광주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것이다.

또 국내 현대미술의 발신지로 23년 동안 전시공간이었던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의 상징성을 최대한 살려 내년 전시에도 활용키로 했다. 문제는 비엔날레 전시관이 비가 새는가 하면 조명시설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무엇이 새로운 광주의 모습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김 대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민주 인권 평화를 큐레이터들과 협의해 풀어나가는 것”이라면서 “광주정신이 함축된 역사적인 공공장소를 발굴해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다”라는 정도로만 대답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광주시립미술관 등과 지역 역사적 장소들을 전시 공간으로 연결해 도시문화와 관광의 연계에도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기업과 연계해 제작비를 지원받는 경우 광주에 남는 작품을 만들어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광주비엔날레 주변의 건물이나 아파트 등에 대해서도 건물주나 주민의 동의가 있다면 일부 작품으로 변신시키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섯 번째는 걱정은 아니다. 광주비엔날레가 단순히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월례회, 스쿨 프로그램, 시민 대상 프로그램 등 이전 전시에서 수행했던 것에 대한 지속성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또한 비엔날레가 누적된 경험에 대한 공유 차원에서 작품과 자료를 공개하는 아카이브도 논의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과정과 현장 중심으로 지역과 밀착하기 위한 상시 프로그램인 GB토크, GB작가 스튜디오 탐방을 이미 진행하고 있고 찾아가는 현대미술 프로그램으로 큐레이터와 지역대학 연계 워크숍, 지역작가와 함께 하는 광장스케치북 등을 새롭게 기획하고 있다.

이는 지역과 소통하는 비엔날레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이전의 비엔날레와는 차별화된 것이라고 하겠다. 이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인서 기자  jisnews@daum.net

<저작권자 © 톡톡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인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