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대 한국어교육원 정경화 강사, 신춘문예 ‘2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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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4(화) 23:36
문화일반
호남대 한국어교육원 정경화 강사, 신춘문예 ‘2관왕’
매일신문에 ‘재활 병원’, 경상일보에 ‘오래된 꽃밭’ 출품 시조부문 당선
정경화 씨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시조 가르칠 수 있는 날 오길 희망”
  • 입력 : 2022. 01.05(수) 15:49
  • 김미자 기자
[톡톡뉴스]호남대학교 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주임교수 이경)를 졸업하고 2018년부터 호남대 한국어교육원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정경화 강사가 매일신문과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겹경사를 누렸다.

정경화 강사는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계방을 소재로 한 ‘재활 병원’을 출품, 시조 부문에 당선(1월 12일 시상식)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종문 심사위원은 “재활에 성공한 시계가 톱니바퀴에 맞춰 어김없이 착착 돌아가듯이, 전체적인 시상 전개가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안정된 가락을 담보하고 있었다. 게다가 세계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응시와 메시지를 말의 밖에다 슬며시 담아놓고 있기도 하다. 시계와 사람을 겹쳐놓은 재활의 중층구조를 통해 우리 시대의 곤고한 삶을 조곤조곤 노래하고 있다”는 심사평을 남겼다.

또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출품한 ‘오래된 꽃밭’은 민병도 심사위원으로부터 “외형적으로 보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쇠락해가는 꽃밭을 소재로 한 평이한 작품이다. 하지만 보다 세심히 읽어보면 이 작품에는 꽃밭을 교본으로 자신의 삶을 투영해내는, 상당히 계산적인 은유가 숨겨져 독자적 공감대를 자극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조 부문 당선작(1월 20일 시상식)으로 선정됐다.

신춘문예 2관왕에 오른 정경화 강사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 오던 중 호남대학교 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에 진학해 ‘시조의 주제를 활용한 한국문화 교육 방안’ 논문을 작성하며 시조의 본질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정형화된 시조 안에 일상에서 느끼는 감동과 철학을 담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창작한 결과다”고 수상소감을 밝힌 뒤 “앞으로의 희망이 있다면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외국인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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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병원

바장이던 시간들이 마침내 몸 부린다
한 평 남짓 시계방에 분해되는 작은 우주

숨 가삐 걸어온 길이
하나 둘씩 드러난다

시작과 끝 어디인지 알 수 없는 하늘처럼
종종걸음 맞물리는 톱니바퀴 세월 따라

녹슬고 닳아진 관절
그 앙금을 닦는다

조이고 또 기름 치면 녹슨 날도 빛이 날까
눈금 위 도돌이표 삐걱거리는 시간 위로

목 붉은 초침소리를
째깍째깍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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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꽃밭

이른 가을 강쇠바람 시린 상처 들쑤신다
움켜쥔 시간만큼 안으로만 말라 가다
까맣게 옹이가 되어 불길 적막 견디는 날

핏기 없는 손톱 끝에 긴 침묵이 묻어나고
비 젖은 목소리로 귓바퀴가 울려올 때
선홍빛 흉터 하나가 겹무늬로 앉는다

벼룻길 하나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끝물 동백 이우는 해 잡았다 놓는 바위 난간
아찔한 순간순간이 모두 다 꽃밭이다
김미자 기자 tok65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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