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광주공장 정문 앞에 세워진 조형물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권혁중)는 31일 기아차 근로자 2만74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총 1조원대 임금청구 소송에서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원금과 이자 포함 총 4223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측 일부 승소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사측)는 원고들에게 상여금 중식대 포함해 재산정한 미지급분 지급 의무 있다”며 “근로자들이 마땅히 받았어야할 임금을 이제야 지급하는 것을 두고, 추가비용 지출로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기아차의 존립이 위태롭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기업의 위태는 모두 모호하고 불확정한 것으로서 추가 부담 얼마나 되어야 이를 충족한다고 할지 알 수 없으므로 엄격하게 해석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의 신의칙 주장 위반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기아차가 중국 사드보복 및 미국 통상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있지만 2008~2015 상당한 당기순이익 기록하는 등 재정 및 매출 실적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법원은 기아차 측이 2011년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추가 금액으로 원금 3126억원, 지연이자 197억원 등 총 4223억원을 인정했다.

이는 노조측이 청구한 1조926억원의 38.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법원의 이같은 결정에 재계는 기아자동차 노사 간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의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에 대해 "노사 간 신의칙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며 반발했다.

사용자를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1일 판결 후 "오늘 판결은 기존의 노사 간 약속을 뒤집은 노조 주장은 받아들이면서 지난 수십 년간 이어온 노사 합의를 신뢰하고 준수한 기업에 일방적으로 부담과 손해를 감수하라는 것"이라며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